최근 주위의 몇 명의 동생이 결혼을 준비하며, 상담을 요청해왔다. 상황은 저마다씩 다르지만, 공통적인 내용은 하기와 같았다.
우리 부부는 맞벌이 예정이야. 맞벌이를 한다면 우리 부부는 앞으로 매달 수입이 세후 월 500~600만 원 정도 될 것 같은데, 매달 원리금으로 월 200만 원 정도 나가는 신혼집을 살까 생각 중이야. 이 정도 금액이면 감당이 가능할까?
얼핏 들었을 땐, 대략 550만 원에서 200만 원의 비율은 약 36%(DSR)로 크게 무리가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아마, 본인들이 생각했을 때도 어느 정도 비벼(?) 볼만하니 물었겠지,라고 어렴풋 추측하고 있다.
두괄식으로 또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상담 이후에 동생들은 신혼집 매매를 포기했다. 동생들에게 상담해 준 내용은 하기와 같다. 부동산을 구입하기 전에 한 번쯤 고민해 보고 사면 좋을 것 같다.
* 신혼부부 신혼집 구입 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
신혼집 매매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원리금을 30년 동안 갚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30년간 어떠한 변수가 발생하더라도, 무조건 원리금을 갚을 수 있는지에 대해 보수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신혼부부의 경우 출산 등과 같은 이벤트에 따른, '강제 외벌이 기간'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변수도 함께 고려가 필요하다.
누군가는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을 누가 30년 동안 다 갚냐, 중간에 판매해서 갚을 수도 있지 않냐고 되물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건 너무 희망 회로가 아닐까 싶다. 중간에 판매해서 갚는다는 건 부동산이 상승기라서 보통 시세 차익을 보면서 파는 경우일 텐데, 그런 시기가 근시일 내에 오지 않을 수도 있고 그렇다면 그 사이엔 강제 외벌이 기간을 거쳐야 할 수도 있다. 즉, 최악의 경우엔 30년 동안 그 어떤 변수가 생기더라도 꼬박꼬박 갚아야 한다는 보수적인 방향으로 접근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신혼부부가 감당 가능한 원리금 금액을 확인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을까. 다음과 같은 Case로 나누어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1. 부부가 둘 다 딩크라면?
- 비교적 무난히 감당 가능하다. 이러한 경우라면, 여자가 중간에 경제 활동을 포기할 경우가 발생하지 않을지만 확인해 보면 된다. 만약 부부가 맞벌이로 계속해서 경제활동을 이어간다면, DSR 36%에 해당되는 비용은 무난히 감당 가능하다.
2. 자녀 계획이 있다면, 출산휴가+육아휴직(최소 1년), 외벌이일 때 감당 가능할지?
- 신혼부부로 결혼할 때, (물론 예외도 있겠지만) 대부분 부부는 무자녀인 상태로 결혼을 하고 결혼 이후에 자녀를 출산하게 된다. 만약, 부부가 자녀 계획이 있다면 신혼집을 구입하고 나서 자녀를 출산하게 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자녀를 출산하게 되면, 아내는 최소 3개월에서 최대 1년 6개월까지의 출산 및 육아휴직을 갖게 된다. 이러한 경우, 그 기간 동안에는 남자만의 소득으로 가계 생계를 이어나가야 한다. 과연 남편의 외벌이 일 때, 고정비+ 생활비를 감당이 가능할지를 생각해 보면 된다.
- 예시를 들어보자.
남자와 여자가 각각 실수령액 300만 원/월에 벌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딱, 월 600만 원을 벌 수 있다. 그러한 상황에서 결혼을 하고, 신혼집을 구입했다. 이때의 원리금은 200만 원이다. 부부의 세후 소득이 600만 원일 때 원리금 200만 원은 DSR 기준 대략 33%라서 그다지 부담되지 않는다. 하지만, 문제는 아내가 출산휴가, 육아휴직을 들어갔을 때이다. 아래는 원리금이 200만 원 발생할 때, 대략 계산해본 월별 고정비 금액이다.(생활비 제외)
- 출산 및 육아 비용을 집어넣지 않더라도, 고정비가 이미 남자 혼자만의 소득인 300만 원에 거의 수렴한다. 심지어 최소한의 출산 및 육아비 용인 월별 50만 원을 포함시키면, 월별 가계 상황은... 매달 마이너스에 수렴하게 된다. 충격적인 것은, 이금액은 생활비(식비, 외식비 및 생활용품 등)및 남편 및 부인의 용돈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금액이다. 아마, 생활비에 용돈까지 고려하면 최소 월 -150만 원은 고정적으로 발생하지 않을까 싶다. 이 금액으로 최소 3개월(아내가 아기를 출산하자마자 바로 직장에 복귀한다면)에서 최대 1년 6개월을 버틸 수 있다면, 구입해도 큰 문제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걸 버티지 못할 것 같다면, 아래 두 개의 선택지 중 하나를 고려하면 된다.
1) 결혼하자마자 자녀 가질 생각이라면?
- 원리금의 금액을 줄일 수 있는 집을 매매하거나, 혹은 일단 이번엔 부동산 구입을 포기하면 된다. 사실, 일반적인 생애주기에서 부동산 구입은 통상적으로 대부분 40대에서 이루 진다. 물론, 2030 무렵에 부동산을 구입하는 부부도 많지만, 일반적인 생애주기를 말하는 것이다. 집을 구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는 것(적어도, 경매로 넘어갈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외벌이를 할 때에도 충분히 감당 가능한 원리금을 낼 수 있는 부동산을 구입하든, 부동산 구입을 이번에는 한 차례 쉬어가고, 월세 혹은 전세(난 월세를 추천하지만)로 들어가도 된다. 인생은 길다.
2) 결혼 후, (당장이 아니라) 몇 년 후 자녀 가질 계획이라면?
- 열심히 시드머니를 모아서, 앞으로 예정된 출산휴가+육아휴직 동안 버틸 수 있는 자금을 모아두면 된다. 부부가 같이 한 6개월만 살아보아도, 대략적인 소비 패턴 빛 소비 금액이 나온다. 그럼, 대략적으로 한 달 생활비가 얼추 짐작될 것이고, 그 금액을 바탕으로 고정비와 합산해서 외벌이일 때 매월 얼마가 더 필요한지 산정 가능하다. 이러한 방법으로 몇 년 동안, 외벌이 때 사용할 수 있는 돈을 모으고 나서 자녀 출산 등을 실행하면 된다.
- 추가적으로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하는 점은, 아내의 출산 후 '경력단절 가능성(본인의 의지와 무관한 가능성 있음)'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본인이 희망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일부 아내의 경우, 적어도 아기가 적어도 3살 까진 내가 키우고 싶어! 등과 같이 본인의 육아관이 뚜렷한 경우가 있다), 혹은 출산을 하면 복귀가 어려운 회사에 재직하고 있을 수도 있다. 만약, 경력단절 이후, 다시 다른 회사에 이전의 경력을 살려 비슷한 소득 수준으로 경제생활을 영위하면 좋겠지만, 하지만 경력 단절 이후에 종종 파트타임 혹은 최저시급만 받으면서 생활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육아도우미/어린이집 비용과 본인의 최저시급에 따른 월급을 저울질해 보았을 때,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차라리, 이 정도 돈을 벌 바에는 직장에 나가기보단 아이를 키우겠어.'라는 흐름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주변에서 이러한 경우를 가끔 보기도 했다. 이러한 최악의(정성적으로 이러한 육아 방식이 최악이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아기 정서에는 이 편이 더 좋을 수 있다, 단순히 정량적으로 가계 금융 상황적으로만 보자면) 상황도 가정해 보아야 한다.
3. 지금 이 시기의 부동산 구입이 양쪽 부부의 공통된 의견인지? 부동산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 맞을지?
- 지금도 부동산이 하락기이고 부동산 가격이 많이 내려갔다지만, 집값이 더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숙지 필요하다. 그리고 지금 이 시기에 구입하는 것이 부부의 공통된 의견이고, 나중에 서로를 원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지, 그 어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보아도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지도 고려해 보아야 한다.
- 예를 들어, 지금 5억 아파트를 구입하였고, 보금자리론 이용해서 60% 대출을 했다고 가정하자.(맞벌이의 경우, 부부 소득이 8500만 원 이하면, 사용 가능) 이러한 경우, 이 구입 비용의 3억이 대출이고, 부부의 시드머니였던 2억을 투자한 것이다.
이러한 경우, 30년 동안 부부가 갚아야 하는 월 152만 원(원리금 균등 가정, 사실 체증 식이 더 나음)이다. 위의 고정비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면 알 수 있듯, 이 정도 소득에 이 정도의 원리금을 갚게 되면 거의 저축하는 돈은 매달 100만 원 내외가 될 것이다. 그럼 부부의 가계생활은 매년 열심히 아무리 맞벌이를 해도, 매년 전체 자산에서 고작 +1000만 원 정도가 된다. 그런데 만약, 최악의 상황에서 2년 후 부동산이 25% 하락해서 4억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그 상황에 자녀 출산이라는 이벤트까지 있어서, 저축은 꿈도 못 꾸는 상황에서 강제 짠 테크를 하며 절약하며 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내가 구입한 부동산의 가격은 4억이고, 아직 주택담보대출은 3억이나 남아있고(초반엔 원금 대환 비율이 낮다), 그 와중에 신문에선 부동산 가격이 계속해서 하락하고 있다는 뉴스가 들려와서 어디까지 더 내려갈지도 모르겠고, 그 와중에 저축한 금액은 거의 없어서 다른 곳으로의 점프는 엄두도 못 내는데 본인은 그렇게 저축도 못하고 아끼고 살면서 먹고 싶은 것, 가고 싶은 것조차 강제로 금욕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그때 배우자를 정말 진심으로 원망하지 않을 자신이 있고, 상대 배우자도 본인과 같은 생각이라면 구입해도 된다. 이때, 서로를 원망하는 순간, 부부간의 신뢰가 깨지고 감정이 상하면서, 그때에는 가계 파탄이 아니라 부부관계 파탄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길 바란다.
4. 이 부동산이 당장에는 하락하더라도, 언젠가는 올라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는 물건인지?
- 시장이 안 좋을 때에는 어쩔 수 없지만, 언젠가는 올라갈 수 있다는 확신이 드는 물건이어야 아무리 장이 안 좋아도 오랫동안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그런 본인의 확신(객관적인 어느 정도의 이유도 포함되어야 함)이 있는 물건이라면 적어도 최악의 상황에서도 존버 가능하다.
명품백과 같이 비싼 물품을 살 때, 할부로 쉽게 구입하는 것처럼 부동산도 비슷한 개념으로 접근하고 구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명백히 다르다. 명품백은 기껏 해봐야, 1000만 원 내외로 절약해야 하는 기간(길어봤자 1년)과 비용이 월등히 적다. 하지만, 부동산은 금액 자체가 월등이 크기 때문에, 월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어쩌면 명품백의 한 달 할부금보단 적을 수 있으나, 30년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가족의 인생계획이나 여러 변수도 함께 고려가 필요하다.
다들, 한 번쯤 특히 신혼부부라면 집을 구입할 때 이러한 최악의 상황을 다 고려해 보고 보수적으로 접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 부동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정대상지역 지정 해제,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2022.11.10)로 변경되는 내용, 효력시작일(2022.11.14) (0) | 2022.11.10 |
---|---|
조정대상지역 지정 해제, 투기과열지구 지정 해제(2022.09.26)로 변경되는 내용 (0) | 2022.11.04 |
[부동산 폭락] 아파트 구매한 것을 후회하지 않아? (0) | 2022.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