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이런 질문을 많이 받았다. 누군가에게는 진심으로 걱정되어하는 말일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그냥 요즘 핫한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해 흘러가는 주제처럼 한 말일 수도 있다. 특히 남편을 제외한 다른 가족들은 모두 지방에 살고 있어서 글과 뉴스로만 부동산 가격에 대해 접하다 보니, 더더욱 이 문제에 염려스러워하고 걱정스러워 하신다.
요즘 어느 곳을 보아도 뉴스/신문 기사란을 보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뉴스는 '부동산 가격 XX% 하락'이다. 직장인 어플 블라인드만 보아도 '검색 키워드:#실거래 폭락'이 늘 인기글로 랭크되어 있는데, 그 글만 보더라도 전고점 대비해서 40% 이상 폭락한 거래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아파트도 우리가 산 가격에서 15%가량 빠졌다.(일단 호가는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파트를 사는 것을 후회하느냐,라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절대 '아니요'이다.
물론 사람마다 상황은 다르겠지만, 나의 경우는 후회하지 않는 사유는 다음과 같다.(절대 보편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1.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이율
- 본 아파트를 계약 당시, 부동산 가격이 고점일 수도 있음을 감안하고서라도 계약을 진행했던 이유 중 하나는 '보금자리론'을 사용하기 위해서였다. 계약했을 당시, 그때가 지나면 보금자리론을 사용할 수없었기 때문에, 보금자리론의 대출 조건을 만족할 때 이율이 낮은 그 상품의 대출을 받기 위해서였다. 사실 본 포스팅을 쓰기 전까지만 해도,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지만 과연 그때와 지금 월 지출 비용이 얼마나 차이가 날지 확인해 보고 싶었다.
- 22년 11월 기준으로 사용 가능한 주택담보대출을 확인해 보았더니, 대략 5.5%대의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사용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토스 어플 사용)
* 주택담보대출 이자 계산기는 '핀다' 사이트를 이용하였다.
대출비교플랫폼, 핀다
가장 유리한 대출 조건 찾고, 더 낮은 이자로 갈아타기
finda.co.kr
- 현재 하락한 주택 가격(15% 하락, 6억-> 5.2억)과 각각의 시점에 적용 가능한 이율을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월별로 납부해야 하는 이자+원금의 금액은 거의 동일했다. 물론, 주택 금액이 더 떨어진다면 월별로 납부해야 하는 금액의 큰 차이가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비슷하다. 더불어, 나중에 혹여 집을 대출 만기 전(30년 전)에 팔게 된다면, 그때에도 역시나 현시점에 산 것이 더 이득일 수 있으나 그것까지 따지자면 복잡하니, 일단 현재 상황에만 집중해 보려 한다.
- 따라서, 어차피 집 가격이 하락해도 현재로선 유의미한 월별 지출 변동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cf. 물론, 지나고 나서 결과론적으로 말하자면 그 시점에 가장 Best 선택지는 전세였을지도 모른다. 현재 살고 있는 집 기준으로 전세가는 4억이니, 그때 갖고 있던 돈으로 매달 이자를 다 냈다면 매월 63만원만 내면 됐을테니.. 하지만 이건 모두 결과론적인 생각이다. 그 때 누가 이렇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지, 혹은 더 오를지 누가 100% 확신할 수 있었을까. 이런 상황을 모르고 그 상황을 맞이 했다면 나는 10번 중에 10번이고 같은 선택을 했을 것이다. 나는 100% 확실한 미래가 아니라면 Risk를 줄이는 방향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보니 말이다.
2. 현재 내는 주거비용(이자+원리금) 이 부담되지 않는다.
만약, 작년에 영글을 하였고, 변동 금리에다가, 현재 내고 있는 비용이 부담된다면, 지금쯤 막대한 후회를 하고 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1) 영끌 여부
- No. 작년에 이미 집값이 어느 정도 고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신용대출과 같은 것은 시도하지도 않았다. 작년 규제 기준인 DSR 40%에 맞추어 부동산을 구매하였다.
2) 변동금리 여부
- No. 보금자리론을 이용했기 때문에, 현재/미래에 기준금리가 아무리 오른다 해도 30년간 고정 금리이다. 물론, 나중에 금리가 다시 1~2%대로 내려간다면 가슴 아프고, 대출상품 갈아타기를 고민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3) 현재 내고 있는 비용이 부담일지
- No. 심지어, 작년에 부동산을 구입할 땐 미혼이라 대출금액이 나만의 DSR만으로도 40% 이내였는데, 현재는 남편과 맞벌이 중이며 1년 새에 실수령액도 남편과 나 모두 10% 이상 오른 덕분에 현재 우리 부부의 월 실수령액 기준으로, 현재 지불하고 있는 이자+원리금 비중은 10% 남짓이다. 물론, 내가 출산을 위해 1년 출산휴가에 들어간다면 실수령액이 반토막 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150만 원 남짓은 크게 부담되지 않는 선이다.
4) 단기간 내에 빨리 팔아야 하는 상황인지
-No. 우스갯소리로 이런 소리가 있다. 주식 계좌에 -70%가 찍혀도 지금 당장 팔지 않으면 확정 손실은 아니라고. 팔기 전까진 100% 손실은 아니라고. 부동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당장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지금 1억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확정 손실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1억이 오른다고 하더라도, 내가 가고 싶어 하는 상급 지는 부동산 상승흐름을 타고 더 오를 텐데 집 한 채 있는 상황에서 더 오르든 내리든 지금 당장에 팔아야 할 때가 아니라면 중요한가 싶다. 물론, 우리 집만 어떠한 호재로 엄청 오른 상황이라면 또 상황이 다르겠지만 말이다.
5) 만족 여부
- YES!! 이건 가장 큰 이유인데, 집에서의 생활이 너무 만족스러웠고, 현재도 만족스럽다. 미래에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이건 정말 지극히 주관적인 내용인데, 나는 남편과 결혼하고 난 이후가 너무 행복하다. (이 글을 미래에 다시 읽어본다면 부끄럽거나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나는 행복해서 죽을 것 같다.

내가 원하는 깔끔한 인테리어와,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우리가 주인인 집에서 이사 갈 걱정이나, 금전적 걱정(전세금/월세 오를 걱정, 지불 금액이 부담되는 등) 없이 살아가는 이 삶이 너무 행복하다.
사실 집이라는 것이 재테크적 목적이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도 집을 고를 때, 재테크적 관점에서 가장 크게 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재테크 관점에서 좋은 집이란 무엇일까. 가족이 살기에 좋은 집, 적어도 주위 환경(인프라), 치안 등에서 불행할 확률이 낮은 집이 아닐까. 초품아, 학군 등도 선호되는 이유는 이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큰 걱정 없이, 우리의 집에서 내가 원하는 환경에서 일하며 생활하는 이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이 너무 만족스러워서, 부동산을 구매한 것을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후회하지 않을 뿐이랴. 너무 만족스럽다. 사실, 앞의 1)~4) 번의 이유가 모두 다 없더라도 5) 번의 이유만 충족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기사들이나, 여러 사연들을 보며 집 때문에 가족 사이에서 큰 갈등이 있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곤 한다. 남편에게도 물어보았다. 혹여, 내가 그때 집을 사자고 한 것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냐고. 남편도 나와 동일한 생각이었다. 어차피 이 시점에 결혼은 했을 테고, 그렇게 해서 월세로 살더라도 이 금액은 나갈 것이라고, 그리고 당장 2년 안에 팔아야 하는 집이 아니라면, 어차피 2년 안에 팔지 못할 것이라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 말이다.
사실, 나는 내심 이 하락장이 살짝 설레기도 한다. 우리가 같이 미래를 그려 나가 볼만큼(속된 말로 비벼 볼만큼)의 부동산 가격 시장 도래한다면 우리에겐 아직 남은 날이 많기 때문에, 어쩌면 다음 집은 그리고 그 다다음 집은 좀 더 좋은 집에서 살 수도 있지 않을까.
내가 부동산 구입을 후회하지 않는 이유는 절대 일반적인 경우가 아니라는 것은 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걱정 아닌 걱정을 받다 보니 대나무숲에라도 말해보고 싶었다. 그 누군가는 후회하고 있을거고, 그 누군가는 아니겠지만 어쨌든 나는 후회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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