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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구매에 필요한 예산을 무두 확인 후, 가진 예산으로 구매할 수 있는 6억 매물을 찾기 시작했다. 사실 우리가 매물을 찾기 시작하던 시기는 2021년 11월 초부터라, 대부분 부동산 가격은 치솟을 대로 치솟아 있었다. 특히 수도권 내에 6억 이하의 나 홀로 아파트가 아닌 매물은 씨가 마른 상태였다.


'부동산 임장'이란?

- 현장에 직접 방문하여, 해당 매물(부동산) 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주변 상권과 교통 등의 주변 환경을 조사 및 파악하는 일련의 과정으로 '현장 답사'라고 생각하면 쉽다.

 

사실, 나는 10만 원짜리 물건을 구입할 때만 해도, 이곳저곳에서 가격 비교와 질을 비교하면서 구입하는데, 하물며 몇 억짜리 집은 구입 전에 더 꼼꼼히 조사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따라서, 이번에는 우리가 부동산 구입을 위해 시행했던 '임장' 과정을 작성하고자 한다. 

1. 우선순위 정하기

 돈이 무한대로 많지 않은 이상, 이 조건만은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하는 조건들을 먼저 정해놓고 시작하는 편이 좋다. 특히나, 우리의 경우처럼 돈이 많지 않은 경우는 '이것 만은 포기할 수 없다!'라고 생각하는 몇 가지 조건을 미리 생각해 두지 않는다면, 실제 매물을 보다가 절망에 빠져 집 구매가 더욱 어려워질 것 같다.

 예산적인 문제로, 정말 꼭 이것만은 포함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매물 고려 사항은 아래 4가지였다. 만약 투자 목적이었다면, 건축 연식, 용적률, 건폐율, 저 갭~고 갭 가격, 리모델링 이슈, 재건축 가능성 등도 함께 고려하였겠지만, 금번 구입한 부동산은 실거주 목적이었기 때문에 그 무엇보다 실거주 시 절대 포기하지 못하는 최소한의 조건들만 추려 매물을 검색했다.

 

1) 역세권 유무& 강남까지의 소요시간(1시간 이내)

- 서울, 경기는 무엇보다 역세권(지하철에서 도보 15분 이내)이라는 입지가 부동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친다. 새로운 역이 개통된다는 소문만 있어도 미친 듯이 집값이 상승하는 것만 봐도 확인할 수 있다. 특히나 많은 회사들이 강남 등의 2호선 라인에 많아, 교통편 조건을 잡기 어렵다면 간단히 '강남까지 지하철로 얼마나 가기 쉬운가'만 고려해도 중간은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 둘 다 회사가 강남 부근의 2호선 라인이라, 강남까지의 소요시간이 중요했다. 특히, 그중에서도 가급적이면 버스보단 지하철로 가는 것이 선호되었다. 결론만 우선 말하자면, 가격 문제로 이 조건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2) 세대수(최소 500세대 이상)

- 세대수는 다다익선이라고 하였다. 세대수가 많을수록 일반적으로 관리비도 저렴해진다는 장점도 있으며, 다양하고 많은 세대 구성원에 따른 주변의 다채로운 상업시설(편의시설)이 잘 구성되어 있을 확률이 높다고 한다. 또한 아파트 단지 내 조경이나 보다 넓은 주차공간들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

- 세대가 많은 아파트의 경우, 단지 내에서 평수 이동 등을 목적으로 이사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 수요가 비교적 잘 받쳐 준다고 한다. 

- 실제로 하기와 같이 아파트의 세대수에 따라 아파트 내에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장점도 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아파트 세대수 기준 별, 편의시설
아파트 세대수 기준 별, 편의시설

- 가급적이면 '나 홀로 아파트'(세대수 200세대 전후)는 절대 사지 않기를 바란다. 부동산을 투자 자산 중 하나로 보지 않고, 오로지 '실거주'의 목적만 가진 분이라면 나 홀로 아파트도 절대 말리지 않으나, 만약 부동산 구매 목적을 '실거주'+'투자용'으로 생각한다면 가격 방어가 되지 않는 나 홀로 아파트는 절대 사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3) 최소한 중층 이상부터(저층 제외)& 주생활 공간의 방향(남향)

- 여러 매물을 보다가 느낀 사실이지만, 같은 아파트 동 그리고 같은 방향이라도 층고에 따라 집의 채광량이 많이 차이 났다. 최소 중층 이상은 햇빛이 집안 깊숙이 잘 들어있는 반면, 저층은 중, 고층에 비해 비교적 어두웠다.

- 더불어 채광량을 생각한다면 가급적 주 생활공간(거실 혹은 침실 등)이 '남향'인지 확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 직장인들은 퇴근 후에 임장 하는 경우도 많으니, 이러한 경우를 대비해서 하기와 같은 '나침반 어플'을 설치하여 임장 시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부동산 건물 방향 확인시 사용가능한 나침반 어플

- 저층은 고층에 비해 벌레도 많다고 한다. 저층 바로 앞이 화단이니 이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 

- 구축의 저층 아파트의 경우, 배관 역류 가능성이 농후하다. 위층에서 고기 기름 등을 배수구에 그냥 버리거나 음식물 분쇄기를 쓰는 집에서 필터 없이 써서 흘려보낸다거나 혹은 고의가 아니더라도 몇십 년간 각 세대에서 모인 세탁 하수 오물들이 배관에 축적돼서 배관이 막히는 경우 1~2층까지는 배관 역류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한다. 최근 지어지는 신축의 경우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지어졌다곤 하나, 구축 1~2층의 저층에선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실제로 예전에 반지하 자취방에 살 때, 한 번 보일러실 배관이 역류해서 역류된 하수 냄새를 맡아보았는데 한 20년 된 푸세식 화장실 냄새와 똑같았다.

- 필로티가 없는 집이라면 사생활 침해가 우려되었다. 실제로 모 아파트 1층 집의 발코니 창문을 열었더니, 아파트 단지 내에서 지나가고 있는 사람들과 눈도 마주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 정도면 거기서 거주를 하더라도 창문을 열어두고 생활하기 어려워 보였다. 

4) 아파트 평수(적어도 20평)

- 제일 임장으로 보러 갔던 집이 17평 아파트였다. 이후에 21평 집도 바로 봤는데, 생각보다 4평의 차이가 크게 다가왔다. 나 같은 경우, 굉장한 맥시멀 리스트라 17평 아파트에선 답답할 것 같았다. 더불어, 남편과 나 둘 다 재택근무를 하고, 집순이+집돌이 조합이었기 때문에 최소한의 공간인 20평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 부동산 임장 방법 및 순서

 이렇게 조건들을 추리고 나니, 이젠 지역이 문제였다. 우선, 경기도가 너무 넓었고, 부린이인 우리들은 부동산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우선 네이버 부동산을 이용해 지역별 매물을 검색했다. 우리의 경우, 뚜벅이 커플이라 임장은 시간적 문제로 인해 한 지역씩 돌아야 했기 때문에, 일단 인터넷을 통해 예산안에 들어오는 아파트(6억)가 존재하는 지역을 찾아보았다. 

 

 이후 진행한 과정은 아래와 같다. 

1) 네이버 부동산 필터링을 사용하여 6억 이하의 부동산 매물이 있는 지역을 확인하기

- 사실 이 과정은 자체적으로 6억 초반까지 보았다. 정말 급한 매물이라면 1~2천 정도는 네고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진행하였다. 



네이버 부동산 매물 찾기
네이버 부동산 매물 찾기

- 호가 등을 확인한 곳은 네이버 부동산을 주로 이용했다. 아무래도 메인 포털사이트 중 하나다 보니,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매물 등이 등록되어 있었다. 

> 링크: '네이버 부동산' 매물 확인하러 가기

추가적으로 지역과 아파트 검색 시, '아실'을 이용하여 개발호재도 함께 검색해 보면 좋다.  

'아실'을 이용한 개발호재 찾기
'아실'을 이용한 개발호재 찾기

> 링크: '아실'로 개발호재 확인하러 가기

2)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매물 조건을 전달하고 추가로 볼 수 있는 매물 등을 확인 요청하기

- 관심 있는 매물을 관리하는 부동산 중개업자에게 전화해, 우리가 본 매물을 알려주고, 우리가 고려중인 조건(ex. 실거주 예정/ 입주 예정 시기: 2월/ 아파트 세대수 최소 300세대 이상/ 저층 제외/ 6억 이하/ 20평 이상) 등을 전달하면, 네이버 부동산에 올라와 있지 않은 추가 매물도 있다면 함께 알려주고, 더불어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매물도 함께 알려준다. 우리 조건에 맞는 매물을 찾는 과정도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인데, 부동산 중개업자가 진행해 준다면 감사할 따름이었다. 

3) 부동산 중개업자와 임장 날짜 조율& 임장 할 매물 조사해 가기

- 부동산 중개업자와 부동산 임장을 진행 일정을 정하고, 당일날 우리가 확인할 매물들에 대해 정보를 미리 전달받았다.(아파트 이름/동/호) 방문 전, 우리가 방문할 매물들의 단지 특성 및 지리 특징, 관련 호재 등을 조사해 갔다. 이렇게 준비한 내용은 인쇄하여 방문하였고, 매물을 확인 한 직후, 느낀 점 등 특이사항을 메모해 두었다. 처음엔 맨 손으로 갔더니, 막상 임장을 다녀와도 머리에 남는 내용이 적어, 막상 1주일 간격으로 다른 매물을 봤을 뿐인데 직전에 봤던 매물들이 해당 주에 보았던 매물들과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4) 임장 내용 정리하기

- 이 부분은 사실 매물 찾기 과정에서도 사용되었었는데, 아래와 같이 임장 전/후에 각 매물 별 주요한 정보 등을 엑셀 파일로 특징을 정리해 두면, 추후 객관적으로 매물들을 비교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부동산 임장 전,후에 각 매물별 특징 객관적 정리하기
부동산 임장 전,후에 각 매물별 특징 객관적 정리하기


3. 임장 시 해 보면 좋을 것 같은 Action

 임장을 진행 중 뼈저리게 느낀 점은 정말 임장을 실제로 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내용이 많다는 것이었다. 사실 네이버 부동산 등에 대부분 시설들에 대한 내용(초/중/고등학교 위치, 지하철과의 거리, 백화점 및 대형마트 위치, 이외의 개발 호재 등)이 확인되어서 굳이 실제 임장을 갈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했던 나 자신이 어리석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1) 대중교통 이용해서 매물에 방문해 보기

 출근 시엔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출, 퇴근한다고 생각하고 적어도 역에서부터 해당 매물까지(그리고 매물에서부터 지하철까지)는 직접 도보 또는 버스 등을 이용해 도착해 보고, 실제로 내가 이 정도를 출, 퇴근 시 감내해 낼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네이버 지도상에서 역에서 도보 20분이라고 적힌 모 아파트 매물을 방문해 보았는데, 이때 살짝 충격이었다. 일단 그곳의 지하철 역사가 너무 깊고(1호선에서부터 후 신분당선 등으로 갈수록 역사 깊이가 깊어지는 것 같다.) 계단도 좁아, 퇴근시간에 지하철 앞부터 역 계단 앞까지 가는 시간도 길고, 내가 본 매물이 생각보다 아파트 단지 안 깊숙이 있어, 지하철 문에서 내리자마자~아파트 현관 앞까지 거리가 대략 도보 30분 거리였다. 이 거리가 네이버상에서 확인할 땐 도보 20분으로 찍혀 있었다. 이 정도 도보를 출, 퇴근 시마다 감내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 봤더니, 어려울 것 같았다.  

2) 주변 현수막 등 잘 살펴보기

 실제 처음으로 임장을 갔던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파트 건물 전체에 'XX동 데이터 센터 건립 절대 반대'라는 붉은색 글씨로 위협적인 크기의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해 부동산 업자와 집주인에게 문의하자, 절대 건립될 리가 없다는 말을 하였지만, 그건 그들(매도하면 이익을 얻는 사람)의 말일뿐이지, 얼마든지 그 시설은 그 아파트 주민들의 주장과는 무관하게 건립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했다. 그 데이터 센터 건립 예정지는 내가 방문 당시 허허벌판이었는데, 그 현수막이 아니었다면 절대 모르고 해당 매물을 살 뻔했다. 이 외에도 현수막 등을 통해 '리모델링 가능성' 등과 같은 호재, 그리고 여러 악재(혐오시설 건립 반대) 등도 확인 가능했다. 따라서 임장 시엔 근처의 현수막은 꼼꼼히 살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3) 거주자 정보 미리 파악하기

 매물의 거주자가 집주인인지 혹은 전세 세입자인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했다. 사실, 거주자가 매도인이면 해당 매물의 나쁜 점은 대부분 숨기려 하고 알려주지 않아 더 꼼꼼히 매물을 확인해야 했고, 그분의 말을 100% 절대적으로 신뢰하며 듣기보단 중립적으로 들으려 노력했다. 매물의 거주자가 세입자인 경우엔 비교적 솔직한 해당 매물의 주거 후기를 들을 수 있었다. 물론 전세 세입자도 전세금을 받기 위해, 좋은 말만 해 준 경우도 있긴 했지만 말이다. 그들의 말을 적절히 객관적으로 걸러 들으려는 노력은 꼭 필요했다. 

4) 평일 저녁에 방문해 보기(주차)

 모 매물은 날씨 좋은 주말 낮에 방문하였었는데, 주차장 내가 한적해서 너무 마음에 들었다. 곧 차도 구입할 계획도 갖고 있고, 심지어 초보운전인 우리에겐 넓은 주차공간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였기 때문에 우린 그 매물이 마음에 쏙 들었다. 이후에 평일 저녁에 그 동네에 다른 매물을 보러 왔다가, 그 매물을 다시 방문해 보았는데, 너무 충격적이었다. 이중 주차로 빼곡히 차 한 대 들어갈 공간이 없었다. 거의 일 차선 수준의 이동 공간만 있어, 차들이 곳곳에서 이동하지 못하고 멈춰 있는 곳이 많았다. 주차도 주거의 중요한 요소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꼭 평일 저녁 7~8시쯤에도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것이 여의치 않는다면, 주말 낮에 방문해 보았을 때 확인되는 이중 주차된 차의 비율로도 주차의 혼잡도를 대충이라도 가늠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5) 매도인에게 동네 정보 듣기

 어떤 날엔 A 동네와 바로 옆동네인 B 동네를 함께 임장 예정이었는데, A 동네의 아파트 매도자가 B 아파트는 오래되어 녹물이 나오는 경우가 많으니, B 동네 아파트를 볼 땐 꼭 녹물 유무를 확인하라는 B 동네의 험담을 하였다. 그런데 놀랍게도, 정말 우리가 그날 본 B 동네 아파트에선 녹물이 나왔다. 심지어 그 집 화장실엔 녹물 자국이 가득했으며(살면서 녹물 자국을 처음 봐서, 세입자에게 그 자국이 뭔지 물어보고 나서야 그 자국이 녹물 자국임을 알 수 있었다.) 심지어 녹물 필터를 교체해도 하루도 못 가서 교체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이렇게 바로 옆 동네더라도 몇 년간 그 지역에 살다 보면 근처 동네 근황들을 많이 주워듣는 경우가 많아, 스몰 토킹을 하며 전달받은 정보는 생각보다 꽤 쏠쏠했다.

 



부동산 임장 중 먹었던 식사
부동산 임장 중 먹었던 식사

 글로는 굉장히 간단해 보이지만, 약 두 달여간의 임장은 생각보다 고되고 힘들었다. 그동안 힘들게 다녀온 임장 기억이 아까워서라도 추후에 우리가 다녀온 지역 별 임장 후기는 따로 작성 예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드디어 우리가 본 매물 중에 그나마 제일 실거주하기에 좋아 보이는 매물을 선택하고 계약을 결심했다.

 다음번엔 매물 계약 과정부터 등기까지의 과정을 다뤄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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